중국의 국가급 프로젝트 도전하기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무한에 온 지도 벌써 두 달이 되었다.
무한 구경을 제대로 한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났다.
좀 심하게 말해 강의를 제외하곤 유령 같은 존재인 외국인교수[外敎]를 벗어나 전임이 되
고 보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훨씬 많아졌다.
물론 자질구레한 수입도 거기에 상응해서 늘었다.
오늘은 마침 부임과 함께 선정된 중국 국가급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이번에 내가 선정된 프로젝트명은 <2013年 国家 社科 基金 中华 学术 外译 项目>다.
쉽게 말해 중국의 저명한 학술서를 해외에 그 지역 언어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프로젝트
다.
社科 基金이라 하면 정부의 인문사회 분야의 학술 진흥 기금 중 하나로 금액이 비교적 크
기로 유명하다.
중국은 모든 논문이나 책의 양을 글자수로 따진다.
이를 테면, 석사논문은 3만자, 박사논문은 6만자와 같이 말이다.
이 프로젝트는 번역 대상 중국어 원서 1자당 중국돈 1원이 조금 넘는다.
동료 교수와 둘이서 진행하는 이번 번역서는 일본의 남경대학살에 관한 책으로, 분량은
30만자 정도가 된다.
그러니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는 인민폐 35만원짜리다.(한화 6300만원 정도)
한국연구재단과 비교하면 좀 그렇지만 책 한 권 번역에 주는 돈 치곤 상당히 많은 편이
다.
같은 중국 내 교육부 프로젝트가 10만원 이내에서 결정되는 것과 비교해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환율을 따져볼 때 한국 교수에 비해 월급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중국의
국가급 프로젝트는 제법 그럴싸한 먹잇감이다.
그러니 선정 자체가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国家社科基金中华学术外译项目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다.
우선 한국 출판사를 선정해서 출판계약서를 만들고, 다시 중국 원서를 발행한 출판사와
한국의 출판사가 판권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어 번역자는 원서의 10% 샘플번역본과 계획서를 제출 한다.
그러면 정부의 기금위원회에서 총 3단계에 걸친 심층 심사를 거쳐 최종 발표를 하게 된
다.
이번 프로젝트 선정에 대해 화중사대와 같이 인문사회계열 전국 10위권의 큰 대학에서도
외국어학원 수준에서 상당한 축하와 홍보가 있었으니 그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샘플번역의 수준도 수준이거니와 샘플본을 아예 한국
출판사에 부탁해서 가표지를 붙인 책의 모양으로 만들어 제출했다.
이 외에도 여러 노력들을 모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원한 것이 마침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중국에서 교수 생활이 갖는 가장 큰 아쉬움은 노후대비용 경제문제다.
중국인 마누라를 얻어 이곳에서 계속 살 것 같으면 큰 문제가 없는 월급이다.
하지만 나처럼 퇴임하고서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갈 사람들은 이 문제가 항시 발목을 잡는
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일본을 알아볼 걸 하는 농담을 아내와 나누곤 한다.
여담이지만 동경에서 고등학교 선생을 하는 한 친구는 연봉이 한국돈으로 7000만원이 넘
는다.
중국 위안화가 국력처럼 점점 세지길 바라지만, 그것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이곳에선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한다.
대학에서 그것도 인문계열에서 돈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가급 프로젝트다.
한국어와 같이 소수어종에 대한 중국 국가의 학술진흥책을 전략적으로 적극 이용해야 할
때이다.
즐겨찾기
추천0
위로가기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