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한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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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방학에는 3주정도 한국을 다녀왔다.
일주일은 여행을 갔고, 일주일은 설을 전후해 가족들과 보냈고, 마지막 일주일은 학교 선
후배와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으니 제법 알차게 보낸 셈이다.
중국으로 간 지 5년 반이 되도록 이리 오래 머무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국에 일정한 주거가 없으니 부모님이나 형제들 집을 오가게 되고 장기화되면서 참 불편
했었다는 게 한 가지 이유이고, 그리 오래 머무를 만큼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고 하는 게
또 다른 이유였다.

각설하고 이번 한국행에서는 두 가지 눈에 띄는 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째, 그 사이 한국은 커피공화국이 되어 있었다. 넘쳐나는 커피숍은 말할 것도 없고, 넉
넉해진 주머니 덕인지 방문하는 집마다 아예 집에다 커피기계를 설치해두고 즉석에서 원
두를 갈아 내놓았다. 그다지 커피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잔뜩 자랑겸 설명을 해대
는 얼굴 앞에 다른 차를 부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긴 밥값보다 커피값이 더 들어간
다는 농담을 듣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다섯 집을 방문했는데, 그 중 네 집에
서 겪은 일이다.
정작 친구 놈들은 바빠서 차분히 앉아 그 커피를 마실 형편도 못 되어 보였다.
문득 한국 사람들은 너무 남을 의식해서 탈이고, 중국 사람은 너무 남을 의식 안 해서 탈
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원래 입맛이야 변하는 것이지만 그새 많이들 아메리칸스타일에 적응이 되어 보였다. 하지
만 내겐 여전히 쓴 커피맛이었다.

둘째, 정말 지방 곳곳이 깨끗하고 안전하고 살기에 편리해져 보였다.
차를 빌려 일주일 동안 곳곳을 도는 동안 시골 구석구석을 보고 다녔다. 그런데 어쩜 그
리 깔끔하면서 정리가 잘 되어 있는지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지자체에서는 곳곳에 도로
포장을 하고, 다양한 홍보물을 만들어 붙이고, 별 거 아닌 것도 뭐 대단한 것으로 정리해
두었다.
나는 정년을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와 살 것이다. 그것도 조용한 시골 농가나 고쳐서 책
보고 음악 들으며 강아지들이나 키우면서 살 생각이다. 내심 그런 목적을 가지고 두루두
루 살 곳을 찾아다닌다면 너무 앞선 것일까. 그래도 이번 여행의 작은 목표 중 하나였음
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실제 와보니 마음이 탁 놓였다. 돈이 좀 모이면 작은 땅이라도 하나씩 사서 모아
두어야 하는 건 아닌가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몇 해 전 여행 간 일본 교오또의 잘 정비
된 시골 마을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나라의 발전상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
가 돌아갈 곳이 이렇게 좋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흥미로우면서도 참 뿌듯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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