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논문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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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에서는 이맘때면 골치를 아프게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졸업논문지도다.
특히 한국어학과는 한국어로 15000자 가까이 써야하기에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A4로 30장 정도 분량의 졸업논문을 영어로 쓴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
을 것이다.

우리 학과에서도 이 골치덩어리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지도교수 배정, 주제 선
정, 겨울방학 내 완료를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결과는 엉망진창이었다.
학교의 공식적인 논문답변에 앞서 미리 가진 학과 내 예비발표를 보니 그야말로 논문이
천차만별이었다.
1-20% 정도는 비교적 잘 요약된 것이라면, 나머지는 교수가 붙어서 완전히 수정을 해야
하는 정도였다.

논문 형식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고, 회의 때마다 동료 교수들을 독려하면서 느낀 점은 학
생도 교수도 모두 문제란 결론을 내렸다.
논문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아이들인데다가, 3월부터 실습을 하다 보니 논문에 집중할
정신적 여력이 부족했다.
또한 일부 교수들은 제대로 논문을 지도할 상황이 못 되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맡겨만 놓고 있다가 발표일 며칠 전에야 주변적인 내용만 수정한답시
고 수선을 떠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전체 학생들 논문을 일일이 수정지시하고 나니 탈진이 될 지경
이었다.

학교 당국에서는 논문지도비로 학생1인당 300원(한화 51000원)씩을 준다.
사실 이 돈 받고 그 짓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생이나 선생 모두가 좀 편하게 이 난관을 해쳐갈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제안한 것이 4학년 1학기 초에 지도교수를 선정하고, 연내에 졸업논문을 완료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학기 중이니까 아이들이 논문에 집중할 수 있고, 또 학과에서 미리미리 서둘러
아이들 논문이야기를 들먹이다 보면 교수들도 조금은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는 장점이 있
다.
지도교수가 선정되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논문작성에 대한 특강을 실시할 예정이다.
논문 내용의 수준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차지하고, 논문으로서의 전체적인
틀을 완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각주, 참고문헌, 목차 등의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주고, 각 지도교수들이 내용을 담
보해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결국은 누군가가 최종적으로 학생 전체의 논문을 검토해
서 문제점을 수정하는 작업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한국인 교수로서 그 일을 맡아 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또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 교수의 높은 자질이 절실히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우리 학과는 올해 두 번째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렇게 학과의 시스템을 차근차근 정리해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학과장과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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