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국어말하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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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리 학과에서는 〈2014 화중지역 한국스토리텔링대회〉 본선을 성황리에 마쳤다.
중국에서 화중지역은 하남성, 호북성, 호남성, 강서성을 일컫는 말이다. 그야말로 중국의
중심이란 뜻이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무한에 있다.(중국에는 총6개
의 총영사관이 있다)

주우한총영사관에서는 작년부터 한국어 말하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
도 내가 근무하는 화중사대에서 본선 경기를 열었다. 각 지역 예선에서 선발된 20명의 학
생들이 나와 3분 자유주제발표와 1분 즉문즉답 발표를 통해 우열을 가렸다.

이 지역 한국어과들은 생긴 지 5~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
고 할 수 있다.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출전 학생들이나 지도교수의 면면을 보
면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한국이나 중국이나 학과를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좋은 교수진을 갖추는 것이
다. 스타급 교수를 모셔와 외형적인 확대를 꾀하고, 학과 내 교수들의 다양한 경쟁을 통
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된다. 물론 그 사이에 학과 내 권력을 사유화하여 휘두르는 자
가 있다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지만 말이다.
교수진이 갖춰지고 나면 학생들은 몇 년을 주기로 업그레이드될 기회를 갖게 된다. 원래
학생의 자질이란 게 입학 점수에 따라 가는 법이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언
어 방면에 특출한 아이들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그런 학년이 나오면 최소한 2년 정도
는 전국 규모의 말하기나 백일장에서 수상을 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는 학생들 사이에 더 빨리 퍼지게 된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중국처럼 전 학년이 기숙사생활을 하다보면 더욱 비밀이 없게 된다. 어떤 선생이 무슨 말
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이들은 너무도 영악하게 잘 알고 있다.
이번 말하기대회의 상품은 특등이 4박5일 한국여행권 2매, 1등이 1매, 2등이 갤럭시탭, 3
등이 디카였다. 금액으로만 보면 한국여행권이 훨씬 비싸지만 아이들 피부에는 갤럭시탭
이 훨씬 크게 다가온 모양이었다. 함성 소리가 달랐으니 말이다. 이런 상품들은 아이들에
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그런 점에서 말하기대회는 한국어과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활동이다. 규모가 크건 작건
최대한 공식적인 형식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바로 그런 역할을 주우한총영사관에서 해
주고 있으니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솔직히 북경에 있을 때는 대사관이 있어도 경제
적 지원은커녕 그들을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물론 경제적, 인적 여건이 안 된다는 점을
알고는 있다.)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여권 같은 공문서를 뗄 때나 필요한 존재로 생각하고
살아왔던 터라 지역 총영사관의 이런 적극성이 놀라울 뿐이었다.

한편 4개성 전체를 아우르는 행사의 준비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조교가 없는 실정이라
교수들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뭐 하나 생기는 것도 없이 아이들과 학과를 위해 봉사
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학과는 기꺼이 작년에 이어 한 번 더 행사의 주관을 맡았
다. 안팎으로 우리 학과의 위상을 확고하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
데 무엇보다 큰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행사를 통해서 학과에 대한 자부심과 한국어
공부의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학과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88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섰던 것과 같은 이치랄까.

이제 말하기대회는 성황리에 끝이 났다. 하지만 우리는 2학기에 총영사관에서 지원하는
교수연찬회를 다시 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교수들의 모임이다. 학과장님과 나는 화중지
역 한국어과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학회성립으로까지 이끌어볼 생각이다.
물론 얼마만큼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작은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또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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