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발전 방안 - 현 상황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지금 근무하는 화중사대 한국어학과는 생긴 지 7년 째 되는 신생이다.
지금의 학과장님이 부임한 지는 5년이 되었고, 내가 합류한 지는 두 해째이다.
학과가 처음 설립되던 해에 한족 교수(강사, 석사졸)와 한국인 교수(강사, 석사졸) 두 명
으로 시작해서 신입생을 받았다.
그렇게 두 학년을 받은 뒤 학과장을 외부에서 영입했고, 그 분이 온 뒤 다시 세 사람의
교수(한족2, 조선족1)와 나를 받아 총 7명의 교수진이 갖추어졌다.
전공으로는 국어학 분야에 박사 2명과 박사과정 1명, 문학 분야에 박사 3명과 석사 1명이
며, 민족으로는 조선족 2명, 한족 3명, 한국인 2명이다.
여기다 한국인 원어민교수(外敎)가 포함되어 총 8명의 교수진이다.
학생 수 110여 명(대학원 8명)에 교수가 8명, 그것도 한국인이 3명인 학과.
우선 학생에 비해 교수수가 많기도 하거니와 한국인+조선족+한족의 비율이 가장 이상적이
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에선 매우 드문 경우이기도 하다.

학과장님의 학과 발전 방안은 확고하다.
중국에서 한국학 연구 중심 학과로의 도약이다.

중국에서 한국어학과의 수가 200개다 100개다 뜬 구름 잡는 소리들을 한다.
확실한 것은 한국한 연구 중심 학과를 표방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한국어과 교수들은 기본적으로 한국말이나 잘 가르쳐서 졸업시키고, 운 좋으면 학교에서
주는 강의 관련 연구비나 좀 받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들 가지고 있다.
교내 연구비는 액수도 액수지만, 속사정을 보면 나눠먹기식이 많기에 개인의 경쟁력 제고
에는 별반 도움이 안 된다.
외려 비록 사석이긴 하지만 이렇게 앉아서 몇 만원씩을 나눠먹는 판에 되지도 않을 국가
급 프로젝트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있냐고 항변하는 교수들도 있었다.
그런 말을 듣고 있노라면 주인이 주는 모이에 서서히 길들여져 마당 밖을 나가려는 생각
조차 하지 않는 마당 안 닭들이 떠오른다.
교육부 프로젝트가 7~8만원밖에 안 돼서 안 하는 것과 역량이 부족해 시도조차 못하는 것
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저간의 사정을 보면 이런 반응이 이해도 된다.
현재 중국에서 한국어학과 50대 이상 교수님들을 보면, 국적이 중국이고,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교수가 되신 분들도 상당수다. 물론 그 또래에서는 교양과 학식을 갖
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분들이긴 하지만.
애당초 연구 능력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한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오는 한족 선생들이 넘쳐나고, 한류에 물든 아이들은 입학 전부터
한국어를 공부해서 오는 경우도 흔하다.

중국 대학도 글로벌 시대에 맞춰 교수들에게 점점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승진의 기회를 놓쳐 50이 넘은 나이에 강사(조교수)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
다하다.
물론 암암리에 승진 안배를 해서 그 물결을 운 좋게 타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객
관적 기준을 내세워 철저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수사회도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오는 젊은 교수들이 늘어나면서 우수한 연구실적과 프로젝트 수주능
력, 그리고 교학능력까지 전체적으로 제고되어 가고 있다. 그러니 연차만 높다고 마냥 경
쟁에서 이기리라는 보장을 받을 수가 없다.

화중사대의 경우 좋은 예가 있다.
학교에서는 인터넷 혼합식 수업을 실시하고 거기에 따라 평가해서 ABC로 등급을 나눠 10
만, 5만, 3만원을 지원해 주는 제도를 시작했다. 5만원이면 조교수 기본연봉에 육박하는
액수다.
지난 학기 처음 이 제도가 시작되면서 강의평가 후 연구비 등급을 조정한다는 말이 나왔
을 때 모두들 콧방귀를 꼈었다.
처음 신청 단계에 이미 등급이 주어졌고 일부분의 돈도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평가 뒤 등급 재조정이 이루어졌다.
우리 학과에서는 4명이 평가를 받았는데, 3명이 B에서 C로 강등되었고, 원래 C였던 나는
B로 승급했다.
그제야 다들 난리가 났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번 학기부터는 열과 성을 다해 교육 자료를 준비하며 홈페이지를 가
꾸고, 강의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뭔가 경쟁력을 갖춘 학과로 모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확고한 의지
와 그것을 실천할 특단의 조치들이 필요하다.
학교 당국이 나서 사사건건 돈으로 환산해서 당근책을 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과 자체가 나서 다양한 방면으로 수입선을 개척하는 등 전체 파이를 키워야 하는 시간
이 온 것이다.

과연 그 조치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할까?
즐겨찾기
추천0
위로가기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