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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전담 교수 합법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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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교수' 양산 가능성

최근 대학가에서 비정규직 형태로 널리 채용되고 있는 강의전담 교수의 존재를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례가 나왔다.

불법성 논란이 있던 강의교수 제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어서 앞으로 대학들이 연구와 학생 지도를 병행하는 기존 교수들보다 임금을 적게 줄 수 있는 강의교수 채용을 더욱 늘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6일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강의전담 교수로 일한 안태성씨가 일방적인 해직처분을 무효로 해 달라며 낸 청구를 각하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1999년 청강대학 전임강사로 임용된 후 2001년부터 만화창작과 조교수로 근무하다 2005년부터는 2년간 강의전담 조교수로 일했다.

재임용 기한이 다가오자 학교는 계약기간 2년의 강의전담 교수직을 다시 제안했는데 안씨가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직을 통보했다.

안씨가 구제를 요청하자 소청심사위는 학교와 안씨가 서로 조건이 안 맞아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것일 뿐 청강대학이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으로 아니라고 판단해 소청 대상이 아니라는 뜻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1ㆍ2심 재판부는 "학교의 해직 처분은 강의전담 교원직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다 안씨가 응하지 않자 이뤄진 재임용 거부 처분으로 볼 수 있어 소청심사 청구의 대상이 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부분에서는 "비록 안씨와 대학이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재임용 계약이 무산됐다 하더라도 안씨가 재임용을 원하고 있었던 이상 계약의 무산은 결과적으로 재임용 거부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1ㆍ2심과 뜻을 함께해 소청심사위원회가 안씨 사건을 정식으로 다루도록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처음 사법부의 심판대에 오른 강의전담 교수의 지위에 관해서는 1ㆍ2심과 결론을 달리했다.

1ㆍ2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헌법은 교원지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대학은 지식 전달이나 인력 양성 외에도 연구를 본연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강의만 도맡는 강의교수는 `교원지위 법정주의'에 어긋나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학교수의 지위를 규정한 고등교육법 15조 "교원은 학생을 교육ㆍ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학문연구만 전담할 수 있다"는 문구를 엄격히 해석한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헌법이 천명한 대학의 자율성 보장 및 교원지위 법정주의에 비춰보면 고등교육법 15조의 뜻은 연구만을 전담하는 교수도 둘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해 강의만 맡는 이른바 강의전담 교원을 둘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석해야 하므로 원심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은 강의교수 부분에 대한 판단이 부적절하지만 안씨 사건의 결론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에서 사건을 파기하지 않고 확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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