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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에도 멈추지 않던 연구 열정... 故함시현 숙명여대 교수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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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총장 장윤금)에서 화학과에서 전산화학을 가르치다 지난달 지병으로 타계한 함시현 교수의 안타까운 소식에 교내외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15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함 교수는 1991년 숙명여대 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 공과대학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연구교수를 거쳐 2003년 33살의 나이로 모교 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화학과 학과장, 자연과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단백질 연구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함 교수는 치매, 당뇨, 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단백질의 응집현상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해 단백질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슈퍼컴퓨터와 열역학을 융합해 독자적으로 고안한 역동 열역학으로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의 응집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단백질과 물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연구성과로 2014년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과 2016년 4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하고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대표 연구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함 교수는 2014년부터 미주, 유럽, 동남아, 중동 등 15개국을 다니며 콘퍼런스, 대학, 연구소 등에서 90여 차례 가량 기조강연과 초청강연을 진행했다. 2017년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세계적 석학 20여 명을 초청해 숙명여대에서 삼성 Global Research Symposium을 개최했으며 과학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Gordon Research Conference(GRC)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세상을 바꿀 과학자’라고 불리는 캐나다고등연구원(CIFAR)의 시니어 펠로우에 한국인 최초로 위촉되기도 했다.

“주위에 가까운 지인을 병으로 잃어본 사람은 알아요.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하루도 쉴 수 없어요” 뇌출혈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에 매진해 온 함 교수는 지난 25년 간 휴가 한번 제대로 간 적이 없었다. 주말은 물론 연구년에도 매일 연구실에 출근하며 연구과제의 진행사항을 체크하고 국내외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특히 투병 기간에도 진행하는 사업과제를 일일이 챙기고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의 논문지도를 꼼꼼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약 2년 여 간의 암 투병 끝에 1월 16일, 향년 53세라는 젊은 나이로 영면에 들었다.

함 교수는 평소 모교에 대한 애교심과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외 콘퍼런스의 초청강연을 하거나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숙명여대와 재학생들의 우수한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웠다. 해외 대학 여대생들에게는 여성 과학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숙명여대 화학과 홍승우 학과장은 “바쁜 일정 중에도 제자들과 만나는 학과 행사에는 꼭 참석해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스승을 넘어 일종의 멋진 언니이자 롤모델이었다”고 회고했다.

숙명여대는 함 교수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명예연구교수상을 수여하고 화학과 홈페이지에 온라인 추모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화학회는 함 교수를 추모하는 글을 모아 3월 대한화학회 발행지에 게재한다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wonji82@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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