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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실리콘밸리 꿈꾸며… 대학 중심 밸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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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중심으로 창업 전진기지 역할을 할 ‘밸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학과 지자체, 기업이 연계하면서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 주변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이전부터 계속 돼 왔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사업을 중심으로 노후화된 대학 주변 지역의 상권을 대학과 결합한 일종의 프로젝트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은 청년창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상권·주거 등 활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 중심의 ‘밸리’ 조성= 서울대는 대규모의 캠퍼스타운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서울대 OSCAR 캠퍼스타운’을 테마로 종합형 사업에 선정되면서 최대 20억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서울대 OSCAR는 공간의 개방(Open), 지역자원의 공유(Share), 혁신주체협동(Collaboration), 창업활성화(Activation), 도시문화재생(Reproduction) 청년창업을 추구한다.

서울대는 관악구 낙성대 일대 조성된 ‘낙성벤처밸리’ 등을 중심으로 창업기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낙성벤처밸리는 서울대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다. 관악구 내 벤처기업이나 창업을 위한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적·물적 자원을 모을 수 있는 혁신 창업공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서울대 인근인 만큼 대학과 연구소, 유관기관을 비롯해 예비창업자와 벤처기업 등 연계 혁신 주체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일대에 9개의 창업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2022년까지 13개소까지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관악구가 지원에 나서면서 사업비 규모도 껑충 뛰었다. 관악구는 총사업비 57억원을 투입해 ‘창업HERE-RO3’를 조성했다. 이곳에는 15개 창업기업이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서울대도 낙성대동에 부지를 매입해 ‘창업 HERE-RO 1’을 내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중관촌처럼 관악구를 세계적인 창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관악S밸리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관악구가 기술창업을 선도하는 벤처창업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2017년 구성된 Y-Valley(와이밸리)를 중심으로 신촌 지역의 창업타운을 구상하고 있다. 당초 와이밸리는 미래형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창의적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와이밸리에는 3D프린터를 비롯한 첨단 기술 활용 장소와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했다.

와이밸리가 학내에 기반을 뒀다면 이제는 그 범위가 신촌 일대로 넓어졌다. 연세대가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에 선정되면서 몸집도 불렸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시와 서대문구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말 에스큐브를 개관했다. 에스큐브는 청년 창업 육성과 지역 상생의 거점공간이 되고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에스큐브의 4개 층에는 20개의 창업기업 개별 공간과 코워킹 스페이스, 창업팀을 위한 회의실 등이 들어서있다. 연세대는 이를 토대로 신촌-홍대입구-합정을 잇는 신촌밸리와 서북권 캠퍼스타운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학, 첨단 사업 중심의 클러스터 조성에 한 발= 그런가하면 지역에서는 첨단 산업을 바탕으로 한 밸리 생태계 구성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포스코는 그래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포항시-RIST-포스텍-그래핀스퀘어 5자 간 ‘포항 그래핀밸리 조성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돼 평면을 이룬 첨단 나노소재다. 반도체나 롤러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는 미래 신소재로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텍을 포함한 5자 간 협력을 통해 그리핀 관련 연구, 상용화, 유관산업 창출 등 산·관·학·연 체제의 그래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텍은 포항가속기연구소를 통해 반도체 등에 적용되는 그래핀 응용제품의 분석 연구를 지원하게 된다.

KAIST는 이광형 총장이 한국판 실리콘밸리 조성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최근 이 총장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찾아 ‘대한민국 SPACE-N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KAIST의 젊은 인재들이 창업과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분야는 역시 첨단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공지능, 헬스케어,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후위기 대응 등의 분야에서 과학기술 초격차를 통한 혁신성장을 지향한다.

이 의원과 이 총장은 SPACE-N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과 주거,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단일공간을 창출하고 기술 샌드박스를 조성해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벤처펀드를 대규모로 조성해 국내외 우수 벤처투자자 등에게 창업 투자와 혁신 생태계 구축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광재 의원 측은 “더불어민주당 K-뉴딜본부 차원에서 KAIST의 뛰어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토대로 대전과 세종을 잇는 연계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대학 중심 창업 생태계 마련 나서야”= 전문가들은 지역밀착형 창업 생태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창업생태계의 개념과 공간적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창업생태계 발전에 대학과 지식창출기관, 대도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추세가 창업생태계의 가까이에 대학이 교육과 연구개발 뿐 아니라 스타트업 창출공간이자 첨단산업단지로까지 변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지역의 산업기반과 긴밀한 연계를 갖고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밀착형 창업이 활성화 돼 있다. 흔히 유니콘 기업, 창업의 메카로 언급되는 실리콘밸리 역시 스탠포드 대학에 의해 조성된 케이스다.

그밖에도 아이오와대는 지역의 창업 열풍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주요대학들의 창업 프로그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오와는 미국 농축산업의 중심지인 중서부 지방에 형성되고 있는 실리콘 프레리의 핵심지역으로 꼽힌다. 아이오와대는 중소기업 창업이 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실제적인 교육과 지원을 위해 서비스와 제조관련 창업지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

문미성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테크노파크, 산학융합캠퍼스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혁신창업생태계로서 대학의 위상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진적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 생태계 구축과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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