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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는 학점 퍼주기, 잘못된 인식… 기준 제시 위한 교수자 노력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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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는 학점 퍼주기 평가일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대학에서 절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면서 이미 3학기째 지속된 절대평가가 학점을 후하게 주는 ‘학점 인플레이션(인플레)’ 현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절대평가가 학점 퍼주기 방식의 평가라는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 시대, B학점 이상 취득 비율 증가 추세 = 코로나19가 3학기째 지속되면서 대학생들의 B학점 이상 취득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가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5개교를 대상으로 재학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년제 대학 재학생의 87.5%가 과목별로 B학점 이상을 취득했다. 전년도 71.7%보다 15.8%p나 상승한 수치다. A학점으로 좁히면 상승 폭은 더 커진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재학생의 A학점 취득 비율은 54.7%로 전년도 33.7%보다 21%p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절대평가를 도입하거나 상대평가를 완화해 적용한 수업이 많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공시한 ‘2020년 대학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들이 성적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A~B학점 비율을 높이면서 학점은 크게 높아졌다. 작년 1학기 A학점 이상 학생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40%p 이상 늘어난 학교는 17곳이나 됐다.

이를 놓고 학생들 사이 반응은 엇갈린다. 고학점을 얻기가 비교적 수월해졌지만 취업 시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비대면 수업의 접근권이 학생마다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주홍 인천대 총학생회장은 “절대평가로 고학점을 얻어서 좋긴 하지만 개인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다 잘 받다 보니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취업할 때 불이익이 우려되는 만큼 2학기에는 절대평가보다는 상대평가 도입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절대평가 유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스마트 기기와 주거 환경 등이 학업 성취와 직결된 상황에서 과도한 경쟁을 야기하는 상대평가가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원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마다 교육과 학습의 접근성이 상이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학교 측에서 결정한 전 과목 상대평가 의무화는 교수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 “절대평가=학점 퍼주기 평가, 단편적인 해석” = 전문가들은 절대평가가 학점 인플레 현상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한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언론에서 학점 인플레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A를 많이 줬다고 해서 문제될 사항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학점 부여는 교수의 고유 권한이다. 학생들이 다 잘했으면 학점을 다 잘 주는 게 맞다”면서 “절대평가냐 상대평가냐의 문제는 개별 교수들이 교과목 성격에 따라 정해야지 학교가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 학교가 기본적인 가이드 라인은 제시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해당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절대평가의 취지를 되살리려면 종전보다 교수자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붕섭 나사렛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원래 절대평가의 의미가 성적을 잘 준다는 뜻이 아니다”며 “개인과 개인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학습목표를 100으로 보고 학습자가 얼마나 도달했는지를 보는 절대평가 특성상 구체적인 평가 준거를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학점 인플레 현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교수자의 구체적인 평가 준거 제시 노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어 신 교수는 “현재의 절대평가는 20문제 중 80%에 해당하는 18문제를 맞히면 A를 주는 양적 수준의 평가”라면서 “양적 수준에 대한 평가보다는 학업 수행 과정에 대한 질적 평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논술 작성에 대한 평가라면 논술의 서론을 작성할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와 구성 순서 등을 평가 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이를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 또한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대 “교수자가 학생 직무능력 향상에 힘써야” = 예전부터 ‘절대평가’ 과목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전문대에서도 교수자가 학생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 전문대학 학생들의 B학점 이상 취득 비율은 일반대처럼 전년보다 더 증가했다. 교육부가 지난 4월 공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전국 전문대 학생 10명 중 8명 이상(82.4%)은 B학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72.2%)과 비교했을 때 10.2%p나 상승한 수치다.

이에 대해 김정숙 전문대 교수학습발전협의회 회장(대전보건대 교수)은 “전문대라고 다 절대평가를 하진 않는다”며 “실습이 중요한 보건계열 학과는 상대평가를 하고 있고 절대평가를 하는 학과도 획일적인 지필고사는 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대도 학점 퍼주기 식의 절대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절대평가를 하면서도 수시로 시험을 본다든지 학생들에게 자가체크리스트를 제출하게 하면서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교수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혜승 기자 zzang@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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