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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大 3주기 대학기본역량 진단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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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생부'라 불리는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서 성신여대와 인하대, 성공회대 등 수도권 대학 11곳을 포함한 일반대학 25개교와 전문대학 27개교 등 총 52개 대학이 탈락했다. 이들 대학은 내년부터 3년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당장 다음달 23일 수시모집 기간을 앞두고 있어 신입생 모집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탈락 대학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8월 말 최종 확정된다. 가결과에 따르면 일반대학 136개교와 전문대학 97개교 등 총 233개교가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대학은 2022년부터 3년간 일반대학은 평균 48억원, 전문대학은 37억원가량의 지원을 받는다. 대신 이들은 대학별 계획에 따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원 대학에 대해 2022년 하반기에 유지충원율(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을 점검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정원 감축을 차등 권고할 예정이다. 권고에도 정원 감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정지원은 중단된다.

진단에서 탈락한 52개 대학은 산학협력 등 특수목적의 재정지원과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의 지원은 받을 수 있지만, 그 외 사업이나 투자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은 받지 못한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2015년 도입된 것으로, 대학 구조개혁 및 정원 감축을 목표로 한다. 초저출산이 본격화된 2000년대 출생자들이 입학할 나이가 되면서 대학 입학예정자 수 자체가 크게 줄었고, 올해를 기점으로 만 18세 인구가 입학정원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3년마다 실시하는 진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세 번째 진단은 예전 두 번의 진단과 달리 대학이 진단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지원이 필요 없다면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번 진단은 319개 대학 중 참여를 신청한 일반대학 161개교와 전문대학 124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앞서 지난 4월 교내 여러 문제로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18곳(일반대학 9개교, 전문대학 9개교)은 이번 진단에서 제외됐고 유형에 따라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도 차등적으로 제한된다.

교육부는 선정 과정에서 교육여건이나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성과 등 핵심 사항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부정‧비리 점검 등을 종합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율 혁신 역량을 갖춘 대학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주요 보직자의 부정이나 비리 관련 감사처분과 형사·행정처분 내역에 따라 20개 대학에 대해 사안별 경중에 따라 차등적으로 감점했다고 덧붙였다.



진단 결과 일반대 136개, 전문대 97개 등 총 233개 대학이 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탈락한 대학은 모두 52개였는데, 수도권에서는 성공회대, 성신여대, 수원대, 용인대, 인하대, 총신대 등 11개 학교가 탈락했다. 대구·경북·강원권에서는 김천대, 상지대, 대신대 등 6개교, 부산·울산·경남권에서는 가야대, 부산장신대 등 2개교, 전라·제주권에서는 군산대 등 3개교, 충청권에서는 극동대 등 3개교가 탈락했다. 문제는 이번 평가 기준에 ‘학생 충원율’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안 그래도 신입생 충원이 어려운 대학들이 재정지원까지 못 받으면서 신입생 모집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진단의 가장 큰 목표는 정원 감축 등을 포함해 자율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내 비리나 부정이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감점을 했고,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 대학에 비해 비수도권 대학이 불리하다는 반론을 감안해 '권역별 선정'과 '전국 단위 선정' 비중을 5대 1에서 9대 1로 바꿨다.

이번 진단에서 수도권 대학들이 대거 탈락한 것은 권역별 선정 비율을 높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역은 수도권, 대구·경북·강원권, 부산·울산·경남권, 전라·제주권, 충청권 등 5개로 나뉜다. 미선정된 수도권 대학들은 대부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인데다 "납득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대학)혁신지원사업(일반재정지원)을 지원받고, 이와 연계하여 자율혁신 및 적정 규모화를 추진한다.

해당 대학들은 2022년 3월까지 여건 및 역량, 발전전략(연구 중심 대학 지향, 강점분야 중심의 특성화 강화, 고등평생직업교육기관 전환 등) 등을 고려하여 적정 규모화를 포함한 자율혁신계획을 수립‧추진하게 되고, 교육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적정 규모화 우수대학에 대해서는 일반재정지원 시 혜택(인센티브)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2021.5.)에 따르면 정원 관련 제도 개선에는 학부-대학원 간 정원 조정 비율 개선, 모집유보 정원제 도입, 성인학습자 전담과정 특례 적용, 대학 간 정원 조정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일반재정지원 대학에 대해 유지충원율을 점검(2022. 하반기)해서 미충족 규모에 따라 정원 감축을 차등 권고하고, 미이행 시 일반재정지원 중단 등 조치가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사항은 ‘2022~2024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방향’을 통해 올해 하반기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재정지원대상에서 떨어진 대학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3년째 등록금이 동결됐고,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수가 줄어드는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재정상황이 안 좋기 때문이다. 대학별로 차이는 있지만 한 대학에 들어가는 정부 지원은 대략 40억~50억 원 정도다. 액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용처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돈이라 대학마다 이 수입은 중요하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대학에서는 '정부 재정지원 중단=폐교'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9월 수시모집을 앞두고 지원에서 제외된 지방대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나마 수도권 대학은 선정, 미선정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지원하겠지만 지방대학은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혀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을 통해 미래교육을 준비해 나가도록 지원하겠다”며 “차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올해 하반기부터 폭넓은 의견수렴과 정책연구 등을 진행해 대학의 질적 도약과 동반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정지원에서 제외된 대학은 이번 결과에 대해 오는 20일까지 이의신청을 제출할 수 있다. 최종 결과는 대학별 이의신청에 대한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8월 말에 확정할 예정이다.

■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비판적 입장 표명

한편, 교육부가 발표한 이번 가결과에 대해 대교협은 일관성을 결여한 평가 결과이며 이번 결정이 정부 내 관련 부처나 정치권의 과도한 영향력에 의해 초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가결과는 권역내 대학간 경쟁을 촉발시키고, 보고서의 우열로 생긴 근소한 차이로 국비지원을 제한함으로써 교육 생태계를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려 하는 대학사회의 선의가 반영되지 못한 채 교육부 방침과의 일관성마저 결여된 결정이며, 지역사회 인력 양성과 지식 인프라로서의 대학 기능이 과소평가되고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결정은 회생 불가능하거나 도덕성을 결여한 극소수의 한계대학에 국한하자던 요구와 기대와는 달리 건전하고 회생 가능성이 높은 대학마저 권역별 줄세우기에 입각하여 이분법적 처분을 내린 것으로, 이는 대학의 앞길을 정치적 단견과 예산상 논리로 이분화하는 것이라고 대교협은 우려를 표했다.

이어 대교협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국회가 일반 대학에 대한 혁신지원사업비 규모를 2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하고 집행상 자율권을 부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등록금 동결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대학 입장에서는 부족분을 혁신지원사업비로 충당해야 하므로, 모든 대학은 혁신지원사업비를 신청할 권리가, 정부는 확보·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고등교육 재정 확충에 대한 대교협의 요구가 정부 부서와 국회에서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학들은 등록금 책정 자율권의 행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대교협은 밝혔다.

■ 고등교육단체들, 대학평가 정책 전면 재고 요구

전국교수노동조합을 비롯한 고등교육단체들은 8.17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발표와 관련해 구조적 모순으로 당면한 대학위기 대응에 실패한 교육부의 대학평가 정책은 폐기수준에서 전면 재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들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어 사실상 수명을 다한 대학평가 정책의 전면 재고를 아래와 같이 요구했다.

첫째, 대학 평가를 통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교육부 정책들은 가용할 수 있는 정부 재정이 매우 제한적인 현재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정책수단이다. 또한 그 동안의 대학평가 정책은 대학들을 특성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동일한 기준에 맞춰 획일화한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다. 장기적 대학위기 상황에서는 인센티브 성격으로서의 재정지원이 아니라, 평가와 관계없이 교육기반 취약 대학, 여건이 어려운 지방 소재 대학들부터 재정지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를 정책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둘째, 대학들의 정원감축을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서의 대학평가 역시 결국 실패했다. 이는 지방대학들에서 수도권보다 훨씬 많은 정원 감축이 이루어진 데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원감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미충원에 따라 이미 자연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에 대한 정원감축이 아닌, 학생 정원이 비대한 대학들의 정원을 감축해야 실효성 있는 정원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인위적 정원 감축에 따른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그 동안의 대학평가는 정원감축 압박과 폐교를 위한 수단으로서 도구화되어 버렸다. 대학 폐교정책은 지역균형발전의 틀을 허물고 지역의 공동화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학평가를 통한 일방적 폐교가 아니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가급적 대학을 최대한 살리고 교육과 연구의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학 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자생력이 약한 대학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인근 대학과의 통합을 유인하고,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 교육을 살려 나가는 정책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사업비를 전체 대학이 아닌 평가 상위 대학들에만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당면한 대학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대학 운영비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정부 재정지원은 총 금액이 대학의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에 매우 미흡하기도 하지만 대학운영비가 아닌 사업비로의 우회적 지원이기에 대학운영 위기의 궁극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10위 경제대국인 만큼 OECD 회원국 평균의 60% 수준에 불과한 열악한 고등교육재정을 OECD 평균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 운영비를 정부가 대다수 대학에 학교 규모 등을 고려해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의 적극적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 재정으로 대학 운영비를 지원하는 만큼 당연히 사립대학들에 대한 회계 투명성과 학교 운영의 민주성 확보와 함께 공적 통제에 따라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역시 강구해야 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제정 노력과 같은 국회차원의 입법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대학평가는 정부로부터의 재정교부 요건 충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시행되어야 한다.





이명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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