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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돈줄은 막았는데… 한계대학 방안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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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을 충당할 진입로가 막혔는데 돌아설 퇴로도 없다. 현재 대학들이 처한 상황이다. 재정 악화로 폐교 기로에 서 있는 대학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마땅한 구제책도 없어 대학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3일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2021년 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가결과 이후 대학은 이의 신청, 교육부 항의 방문, 국회 피켓 시위 등 모든 방법을 총 동원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021년 진단, 단순 재정지원 탈락으로 끝나지 않아= 문제는 진단 이후 대학이 받을 타격이 단순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학들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 되면 대학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 수시모집이 끝난 지난 15일 종로학원이 2021년 진단 미선정 대학의 수시경쟁률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소재 12개 대학의 경우 지난해 대비 경쟁률 하락은 물론 6대 1 이하를 기록했다.

충북 극동대는 지난해 5.9대 1에서 올해 3.9대 1, 유원대는 5.3대 1에서 3.8대 1, 경북 동양대는 4대 1에서 3.1대 1, 전북 군산대는 4대 1에서 3.1대 1, 전남 세한대는 4.3대 1에서 3.3대 1로 경쟁률의 하락세를 보였다.

모집 지원자수도 큰 폭으로 줄었다. 극동대는 지난해 4968명이 지원했지만 올해는 3392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수시모집 인원은 32명이 늘었지만 지원자 수는 1576명이 줄어든 것이다. 유원대 역시 수시모집 인원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올해 지원자 수는 1324명 감소했다. 김천대는 3450명에서 2565명, 군산대는 5810명에서 4632명, 상지대는 7347명에서 5234명으로 1000명 안팎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종로학원은 “지방권 소재 대학들은 수시 6회 지원을 감안할 때 6대 1 이하는 사실상 미달로 수시 모집 미충원이 발생했다”며 “정시로 넘어가는 수시이월 인원 증가, 정시 미충원 발생, 추가모집 불가피, 결과적으로 충원에 어려움 겪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18개 재정지원제한 대학 발표… 퇴로 열어줘야= 앞서 교육부는 지난 4월 1일 전문대를 포함한 18개 대학에 ‘2021년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특히 신경대·경주대·금강대·제주국제대·한국국제대·한려대·두원공대·웅지세무대·서라벌대·영남외대·고구려대·광양보건대는 2주기 진단에 이어 이번에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현장에서는 연이은 진단 결과가 대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18개 대학 중에서는 지난 진단에서 역량강화대학이나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된 대학들도 있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재정지원제한으로 분류된 지역 A대 기획처 관계자는 “사업 선정 자체는 여기에 맞춰 (대학의 교육을) 개선하면 되지만 제한대학이라고 걸린 대학은 아예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그 파급력이 길기 때문에 대학 자체적으로 뭔가를 개선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다.

해당 대학은 Ⅰ·Ⅱ유형으로 구분돼 내년도 정부 재정지원 제한은 물론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도 차등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재정지원은 물론 신입생과 편입생에 대한 장학금 학자금 대출이 끊기면서 사실상 학생 모집이 불가능해지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이 폐교를 결정하게 되면 학생, 교직원 나아가 지역사회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너에 몰린 한계대학에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대학 총장은 “대학설립준칙에 따라 대학이 우후죽순 만들어졌는데 교육부에서 대학을 옥죄니 없애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한계대학에 퇴로를 열어주면 대학 수도 줄어들고 대학끼리의 과도한 경쟁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교대학 관리센터·청산융자 사업 예산 등 발표했지만 알맹이는 빠져= 지난 7월 23일 ‘사립학교법’과 ‘한국사학진흥재단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폐교대학 증가에 대비한 사학진흥기금 내 청산지원계정이 신설됐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내년도 사업 예산으로 673억 원을 신청했다. 올해 예산안에는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 설립’과 ‘폐교대학 후속조치 지원·관리’ 등에 필요한 예산 51억여 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 5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이 지원 전략은 급격히 감소하는 학령인구와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해 대학의 자율혁신과 체질 개선을 촉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주요 정책 방향은 △자율혁신에 기반한 대학의 적정 규모화 △부실 대학의 과감한 구조개혁과 회생 불가한 대학의 퇴출 추진 △수도권-비수도권, 일반대-전문대의 동반 성장 등 3가지다. 이에 교육부가 분류한 대학의 유형은 한계대학과 자율혁신대학으로 나뉜다. 자율혁신대학에 포함된 대학들은 대학의 자율혁신을 통해 적정 규모화에 나서게 된다.

한계대학 관리를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개혁과 폐교명령, 신속한 청산 지원으로 구성원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원활한 폐교·청산을 위해 체불임금 우선 변제를 위한 청산융자금 등 지원책 마련, 폐교 자산 관리 및 매각을 위한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청산인 제도 개선 등의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잔여 재산 인정도 핵심 사안이지만 2019년 대학혁신 지원방안 발표 이후 현재까지 교육부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현행법에서는 대학을 청산하게 되면 잔여 재산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계대학 재단과 설립자는 최악의 상황까지 버티다가 폐교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대학이나 폐교대학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한 폐교대학 관계자는 “폐교된 한중대만 해도 청산 금액이 500억 원에 육박한다. 기록물관리 센터 역시 그 자체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연구자들의 연구 지속, 교직원 임금 체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계대학 방안, 교육부 로드맵은 언제쯤= 전문가들은 한계대학 사후관리 방안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정책포럼에서 서영인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제도연구실 실장은 한계대학 처리 방안에 대해 “퇴출 과정의 공정성”을 전제로 “회생 불가 경영위기 대학에 대한 퇴출 경로를 이원화 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 미충원에 따른 자발적 폐교 희망대학에는 폐교 경로를 개발하고 안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아직 한계대학 구제 방안에 대해서는 연구 중에 있으며 ‘폐교대학 청산융자 사업’은 구체적 방안 마련 이전에 필요한 시급한 조치란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 언급은 피했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한계대학 구제 방안 정책연구를 4월 말까지 진행해 5월에 방향이 나왔고 지금은 방향은 어느 정도 제시 됐으니 그에 맞는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가는 단계”라면서 “교육부 역시 조기에 내놓고 싶지만 이 사안이 복잡하게 결부 돼 있어 시간을 못 박기에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정도로 멀리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행법상 학령인구 감소 등의 변수로 사라지는 대학에 구제할만한 방안이 없기 때문에 폐교절차를 제도화 하는 방안과 대학의 재정적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 계획에 필요한 규제 완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잔여 재산 환수 역시 검토 중인 사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계대학의 퇴출 방안으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설립자의 잔여 재산 을 인정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역사회에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방법을 찾고 있는 단계”라고 답변했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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