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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대학 절반 사라져… 전문대학 미래 평생교육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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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에 세계 대학 절반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의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와 같은 대학 시스템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대학이 무너진다는 논리다. 지금까지 대학은 유·초·중등 교육에 이어 모든 학습 단계의 정점에 위치한 ‘지성의 전당’으로 여겨졌다. 일반대학·전문대학 할 것 없이 고등교육기관으로 그 정점에 자리매김해왔다.

대학은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대부분 대학교육을 토대로 직업이 정해지고 관련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영위해 왔다. 이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고등교육 이수율’이다. 올해 9월 교육부가 공개한 ‘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만 25세~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0.7%로 OECD 평균인 40.3%보다 10.4%p나 높았다. 특히 청년층(만 25세~34세)은 69.8%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 ‘학력 만능주의’가 뿌리 깊게 내려앉은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토머스 프레이는 ‘대학의 학위기간’에 대해 의문을 표한 바 있다. 2017년 9월 14일 유엔미래포럼이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일자리 대예측’ 행사에서 강연자로 나선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기존의 대학에서 3~4년을 거쳐 주어지는 학위가 아닌 3~4주만에 취득할 수 있는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학위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학점당 학위제로 분야별로 지정된 최소 학점을 단기간에 집중 이수하면 학사학위와 별개로 미니 학위를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어느 직장인이 드론조종사의 꿈이 생겨 다시 대학으로 입학해 2년간 공부해서 새로운 학위를 받는 것이 아니라 3~4주 짧은 교육으로 학위를 받는 것이다.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평생교육 시대로 대학에 오래 다닐 필요가 없음을 시사했다.

또한 지난해 9월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주최로 열린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휴먼 : 의료·바이오 혁명’ 심포지엄에서는 “10년 뒤 대학 절반이 문 닫을 것이다. 반면 교육기업은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다. 인공배양류 시설이 급증하고 원격근무도 보편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10년 내 인공지능(AI)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무인 원격 교육 산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머스 프레이의 예측이 맞는다면 2030년 대학의 절반은 영화 ‘어벤져스’에 나오는 빌런 캐릭터 타노스가 전 인류의 절반을 ‘핑거스냅’으로 사라지게 만든 것처럼 없어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의 발달은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을 융·복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일자리의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직업의 생성과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 2월 발표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전문대학의 역할 및 기능 그리고 전문대학생들의 핵심역량’ 논문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지속적인 산업구조 변화로 일자리 창출과 소멸이 계속되면서 직종간·산업간 이동으로 계속 변화할 것이다”고 쓰였다.

또한 논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요한 키워드로 ‘평생교육’을 꼽았다. 산업구조가 급변하면서 이제는 하나의 지식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논문은 “20년 동안 배워서 30년간의 직업생활에 활용하는 주기가 무너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중·고령층의 이직과 전직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직업역량의 개발과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며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문대학이 담당해왔다고 역설했다. 논문은 특히 전문대학에 방점을 찍었다. 급변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전문대학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전문대학 역할과 전문대학생 역량 = 실제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의 산실’과 ‘평생교육 허브기관’으로 불린다. 전문대학은 다양한 산업 현장과 직업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데 공헌했다. 또한 진학보다는 취업에 방점을 찍고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과 기능을 해왔다. 현재도 명성에 걸맞는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에 최선을 다 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5일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전국 단위의 평생직업교육 허브 구축을 위해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이하 발전협의회)를 발족했다. 발전협의회 출범은 전문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로 고용 환경의 급격한 시대적 변화를 대비해 평생직업 교육의 전환을 위해 마련됐다. 다시 말해 전문대학이 고등교육이라는 개념을 평생교육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직업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직업전환 교육을 담당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시 남성희 회장은 발족식에서 “전문대학은 그동안 500만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며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학벌위주사회를 능력위주사회로 전환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해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전문대학이 인생 2모작·3모작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국민들을 위해 재취업과 창업교육을 책임지는 평생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미래를 준비하는 평생학습 지원체계 구축’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평생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기술진보는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자가 수요 변화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재교육·재훈련 즉 평생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쓰였다.

평생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전문대학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다.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문대학의 역할이 평생교육기관이어야 한다고 거론했다. 지난 6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해 열린 ‘지역 기반의 혁신인재 양성 방안 국회포럼’에서 장 교수는 전문대학이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누구나 배워야 하는 평생학습 시대가 도래했다”며 “전문대학은 특성화를 살리는 동시에 평생교육에도 앞장 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주목하고 활동적인 고령층을 위한 평생직업교육이 필요하다. 전문대학이 전 국민이 필요로 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평생직업교육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경태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도 평생직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주체가 전문대학이 돼야 한다고 부각했다. 김 회장은 “이제 세상은 평생직업에 집중하고 있다. 평생직업을 위해서는 직업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직업교육은 짧은 기간에 최신 기술과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하고 취득한 자격증이 수명을 다하면 또 다른 최신 기술을 공부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순환고리를 만들어내는 발 빠른 직업교육이 돼야 한다. 평생교육과 직업교육은 전문대학의 영역이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언급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전문대학의 역할 및 기능 그리고 전문대학생들의 핵심역량’ 논문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대학이 평생교육을 포함한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제시했다. 또한 전문대학생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도 짚었다. 구체적으로는 △평생학습역량 강화 △산학협력 △취업역량 강화 △지역사회와 협력 등 총 4가지의 전문대학 역할, 전문대학생의 핵심역량은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처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자기관리능력 등 총 5가지를 꼽았다.

먼저 논문은 미래사회의 전문대학의 역할에 대해 “현재 전문대학은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고등 수준의 직업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평생직업교육을 통해 일터에서 학교로 향하는 계속교육과 재교육을 제공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문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수요자에게 새로운 직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는 전문대학만의 특성화된 역할과 기능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직업교육의 개념이 확대됨에 따라 성인 학습자의 계속교육과 재교육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대학을 통한 교육적 접근이 제한돼 있다”며 “기존의 폐쇄적인 입학제도와 제한적 수업연한을 개방형 입학제도와 탄력적인 수업연한으로 전환해 운영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장학제도를 도입해 전문대학으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와 전문대학은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개발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해 긴밀한 협조와 상호지원이 절실하다”고 시사했다.

논문은 미래사회 전문대학생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논문은 “직업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구직을 위한 취업능력과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능력 그리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는 의사소통능력과 문제해결능력, 정보처리능력, 대인관계능력, 자기관리능력 등이 핵심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게으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급속한 사회 변화에 맞춰 대학도 혁신해야 한다. 대학은 더 이상 최종 학습의 장으로 머물러서도 그쳐서도 안 된다. 대학은 교육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출발지이자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유네스코 21세기 세계교육위원회가 정립한 평생교육의 지향점은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알기 위한 학습 △실행하기 위한 학습 △존재하기 위한 학습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학습 등이다. 평생교육은 생애 전 주기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앞으로 전문대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중삼 기자 jslee@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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