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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시법으로 대학에 공장 설립 가능… 지방소멸 극복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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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에 공장이 설립되고 제품 생산까지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대학 캠퍼스에 기업의 첨단 생산시설 설립을 허용하는 이른바 대학도시법으로 불리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산업집적법)’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에만 허용됐던 산학융합지구 대상 지역을 대학 캠퍼스로 확대하고 도시형 공장의 캠퍼스 내 유치를 가능케 한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은 맞춤형 인재를 공급받고 대학은 지역경제의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에 처한 지역 대학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본연의 교육적 기능을 잃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 대학 산학협력 선택지 확대되고 공장 설립으로 기업 활동 가능해져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캠퍼스 혁신파크사업과 중복 지정이 가능해 대학 입장에서 산학협력의 선택지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캠퍼스 혁신파크사업(이하 혁신파크사업)은 대학의 유휴 부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기업입주 공간 건축 △정부의 산학연 협력 및 기업역량 강화 사업 등을 집중해 대학을 혁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기존 혁신파크사업은 주로 부지가 넓은 대학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광재 의원실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혁신파크사업은 대규모 단지로 추진하다 보니 주로 1만㎡나 3만㎡의 부지를 보유한 지방거점국립대학들이 참여해왔다”며 “이번 법안에서는 부지가 좁은 대학도 참여할 수 있도록 턱을 낮췄고 현장맞춤형 인력양성프로그램 등 혁신파크사업에 부재했던 프로그램도 구체적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혁신파크사업과 중복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해 대학의 선택지가 확대된 점도 특징이다.

대학 내 공장 설립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진 점도 눈에 띈다. 개정안에서는 친환경·첨단 도시형 공장의 설립과 공장에서의 제품 생산을 허용했다. 도시형 공장은 같은법 28조에 따라 특정 조건을 갖춘 첨단산업의 공장, 공해발생정도가 낮은 공장, 도시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공장 등을 말한다. 특정 대기·수질 유해물질 배출시설 설치 공장 등은 도시형 공장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혁신파크사업에서는 대학의 상품 판매 등 상업적 행위가 제한돼왔다.

기존산학협력융합지구의 단점을 보완한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지역 우수 인력들이 질 높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면서 지역 기업들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는 2011년 산업단지에 대학캠퍼스를 이전하고 기업연구관을 조성해 ‘현장맞춤형 인력양성’과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지원해왔다. 지역별 산업단지에 대학 캠퍼스를 이전하고 각 지구별로 6년간 총 120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여전히 지역 인재들의 유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대학 내 기업 시설 유치 의사를 피력한 서현곤 한라대 부총장은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많은 산업단지에 대학 캠퍼스가 들어갔지만 대학생들은 보통 대학 캠퍼스에 대한 낭만을 갖고 있는데 산단이 주는 삭막한 이미지 때문에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실 관계자도 “주로 산업단지가 교통 접근성이 불편한 곳에 위치해 있다 보니 지역 인재들을 영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 지역 대학들 “지역 우수 인력과 기업 간 연결 가능해져 균형발전 초석될 것”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이 인구 등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이른바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들은 대학 특성화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 통과를 반기고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 의지를 밝힌 대학은 한라대다. 한라대는 이모빌리티 기업,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기업, 드론기업 등 미래차 관련 기업의 대학 캠퍼스 내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캠퍼스 특성화도 추진 중이다. 서 부총장에 따르면 한라대는 산학연 중장기발전 계획을 통해 ‘도시첨단 스마트모빌리티 캠퍼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 부총장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의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캠퍼스에 기업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주)만도를 비롯해 104개 기업도 입주 의향을 밝힌 상황이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도 이번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권명중 연세대 미래캠퍼스 부총장은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정안으로 지역 대학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조금 더 좁힐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이 지역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지역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학의 수익 창출과 지역인재 유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권 부총장은 “이번 개정안 통과로 대학의 유휴부지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인재 유출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강원대도 이번 법안 통과가 기존 혁신캠퍼스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2019년도에 혁신캠퍼스 사업에 선정됐는데 이번 개정안 통과로 기존 사업에 탄력이 붙어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 전문가 “산학협력 활성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균형적인 제도 운영 필요”

전문가들은 대학의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대학이 본연의 교육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철현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장은 기존 캠퍼스혁신사업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단장은 “대기업 위주의 수직적 산업구조에서 스타트업 중심의 수평적 구조로 재편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 시점에서 한국 대학이 이를 쫓아갈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대학 내 제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완화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치게 대학이 상업적인 기관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단장은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향후 제도를 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배 교수는 “대학이 외딴 섬처럼 있으면 안된다는 점에서 대학과 기업을 적극적으로 결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대학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배 교수는 “대학 입장에서는 기업이 들어오면 공동연구와 개발이 가능해지고 졸업생을 인턴으로 채용시킬 수도 있다”며 “다만 지나치게 대학이 제품 판매 등의 사업적 목적에 치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대학 내 생산된 제품의 판매를 허용할지나 수익을 어떤 식으로 대학과 기업이 나눌 것인지는 별도로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혜승 기자 zzang@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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