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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연비, ESG 적용해 대학에 자율성 부여하자… 국총협‧국교련, 제도 개선에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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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학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교연비)’ 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전국 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 주최, 국립 한밭대(총장 최병욱) 주관으로 열린 ‘국립대학 교연비 제도개선 공청회’는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3일 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열렸다.

공청회 자리에는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 김수갑 충북대 총장(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 오홍식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제주대), 최병욱 한밭대 총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 송석언 제주대 총장, 김종우 한국교원대 총장, 이원희 한경대 총장, 박민서 목포대 총장, 이강국 교육부 국립대학정책 과장 등을 비롯해 교연비 제도에 관심이 있는 각 대학 보직자와 교직원들이 모였다.

공청회에 참석한 대학교수들과 관계자들은 현재 교연비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반박하며 시행규칙‧세칙 개정을 촉구했다. 조해진 교육위원장은 “국립대학은 기초학문 보호 육성과 미래사회를 위한 선도적인 연구수행은 물론 지역 사회 발전의 거점이자 동력”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중요한 국립대가 어려움과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 와중에 국립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교육‧연구와 학생 지도비 실태조사를 하고 교육부의 특별감사까지 실시돼 교육현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언급했다.

■‘교연비’는 급여보조경비라는 권익위와 아니라는 국립대 = 교연비의 탄생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문교부장관령으로 징수하던 기성회비가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점과 국립대에 대한 재정 책임을 국가가 져야 한다는 논조가 있었고 2010년부터 국공립대 학생들이 기성회비 반환소송을 제기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때 대학에서 징수하는 기성회비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국립대학 재정 운영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여 국립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확립하려는 취지로 2015년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대학회계법)’을 제정했다.

그 결과 기성회계에서 교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인건비성 수당 지급은 금지됐다.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급기준을 마련해 대학 소속 교직원의 교연비 활동을 장려하는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전 기성회계로 지급되던 수당 명목 인건비 대신 교육‧연구‧학생지도 실적에 따라 교연비가 지급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학생지도활동비’는 과거 기성회비에서 교직원에게 지급하던 수당을 폐지하고 학생상담, 교내안전지도 활동 등 교직원의 실적에 따라 심사를 거쳐 개인별 차등 지급하는 사업비 성격의 비용이다. 개인별 교연비는 연간 600~900만 원으로 계획서를 제출해 40%를 지급받고 실적 및 평가를 통해 ‘40+20%’를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권익위에서 ‘국립대 교직원들이 교내 학생상담과 안전지도를 허위로 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해 학생들이 낸 수업료로 매년 1100억 원이 넘는 학생지도 활동비를 지급받고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권익위가 지난 3월부터 2달 동안 학생지도비 부정수급 신고를 토대로 전국 주요 12개 국공립대를 표본으로 선정해 실태조사를 실시해서 도출한 결과다.

권익위는 10개 국립대에서 허위 또는 부풀린 실적을 등록하거나 지침을 위반하는 등의 방법으로 94억 원을 부당 집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매년 1100억 원의 학생지도비가 집행되고 있는 것을 볼 때 교육부의 감사 결과에 따라 부당 집행 금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권익위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는 정부 보조금 및 공공재정 부정수급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와 현장점검, 부정수급액 환수를 추진 중이다.

권익위는 국립대 교직원들이 교연비를 급여보조성 경비로 잘못 인식하고 관행적으로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에 반해 국공립대는 교연비가 동일 직급 일반직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도 적고 사립대 교수‧교직원보다도 턱없이 낮은 국립대 교수‧교직원의 급여를 보충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국공립대학교수회 연합회의 입장도 교연비 제도로 인해 지급절차의 복잡성이 심해지고 과도한 행정력이 낭비된다고 보고 있다. 오홍식 국교련 상임회장은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각종 법정수당도 국립대학 교원들에게만 배제되고 있어 지급해줄 것을 꾸준하게 요청해 왔으나 그 어느하나도 받아들여진 바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더군다나 감사 결과가 언론에 호도되며 국립대 교수가 느끼는 참담함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수갑 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은 “교연비는 국립대학교원의 낮은 보수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급됐던 기성회계 정액연구비가 사라져 그 대안으로 마련된 제도”라고 못 박았다. 김 회장은 “종전 보수의 일종으로 지급되던 정액연구비가 실적에 의한 비용으로 바뀌면서 대학구성원들의 인식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형식적인 편법으로 이용된 예도 있다. 대학도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환수조치를 취하며 자체적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교연비를 두고는 문제가 많음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교연비 지급의 논리적 적합성 문제 △국립대학 회계법과 시행규칙의 충돌문제 △대학의 자율성 저해 문제 △지속적인 교연비 감소의 문제 등 근본적인 제도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교연비 지급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교연비 지급의 법적 근거는 국립대학 회계법에 포함돼 있고 국립대학 회계법 시행회칙에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국립대는 대학회계의 자체 수익금으로 이전 회계연도의 교연비 예산액의 결산액 범위 내에서 교연비를 편성하고 교육부의 컨설팅을 거쳐 개인별로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해왔다. 특히 통상의 업무수행은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급여보조성 경비로 지급하지 않을 것을 시행회칙에서는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공립대들 “대학의 자율성 보장하는 방법으로 개선 필요해”… 교연비 폐지 언급도 나와 = 공청회에서 이어진 발제는 주로 교연비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이 주를 이뤘다.

교연비 특별위원회 전문위원 이상노 전북대 교수는 “통상업무와 단지 지급방식을 바꿨다는 이유로 교연비를 ‘사업성’, ‘차등지급’, ‘명시된 대로만 지급’ 등을 교연비 지급 조건으로 걸었다”며 “결국 통상업무만하라는 식인데 대부분 교연비를 가지고 연구지원비를 채우는 터라 대학 간의 교육경쟁력 격차가 더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교연비는 전년도 회계연도의 교육‧연구‧학생지도 비용 예산의 결산액 범위 제한을 받고 교연비를 받으려면 통상 하던 업무를 벗어나 비통상 업무에 뛰어들어야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ESG 차원에서라도 대학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대학의 운영이 어떻게 나가야하는지 ‘거버넌스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수당지급에 있어서 교원비가 교원 업적 평가와 중복되는 부분을 지적했다.

백강 한밭대 교수는 국립대 교직원 보수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지역사회에 좋은 교수를 데려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는 있으면서 국립대 교원의 보수는 ‘우대’는 커녕 ‘차별’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대학 교원은 일반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종 법정 수당 지급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일반 공무원처럼 직급보조비, 관리업무수당(4급 이상), 초과근무수당(5급 이상), 공무원 수당, 연가보상비 등이 추가로 지급되지 않는 실정이다. 여기에 국립대학교원은 연구수당과 교직수당 지급에서도 제외된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일반직 공무원과 급여차이가 확대되는 이유다.

백 교수는 “이렇게 교육공무원들의 보수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국립대에 좋은 교수진을 데려와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주현준 대구교대 교수는 “교연비 도입 취지는 기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에 따라 국립대 교원의 부족한 급여 보전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국립대 교원의 보수는 유초중등 교원 생애 연봉 대비 1억 2000만 원이 적으며 동일 직급 일반직 공무원보다는 연평균 2160만 원이 적다”며 “제도 도입 취지와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교연비는 국립대학회계법상 사업비임에도 근로소득으로 간주돼 소득세가 부과되는 항목이고 법정소득에는 포함되지 않아 연금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항목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주 교수는 “교연비 제도를 폐지하고 연구수당과 교직수당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방안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법정 급여화를 통해 연금 삽입이 필요하며 기본급여에 포함해 교육수당이나 연구수당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주 교수는 “과도한 행정력 낭비를 피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고 증빙서류를 최소화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국립대 교직원 측의 의견도 궤를 같이했다. 양주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학본부 사무처장(순천대 지부장)은 권익위의 권고안에 문제점이 있다고 봤다.

양주용 사무처장은 “권익위는 부당수령 사례를 공무원 직원만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 보도하고 있으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무원 직원만 배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미 부당수령 당사자들은 교육부 감사와 수사기관의 수사에 따라 조치를 받고 있다”며 “이 일은 개인의 일탈이지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양 사무처장은 “이미 교육부는 매년 각 국립대 학생지도비 계획을 면밀히 심사한 후 승인하고 있다”며 “권익위의 권고에 대해 이의를 제기가 필요하고 최종적으로 권고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정윤 기자 grow@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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