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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감축 손익계산 고민에 빠진 지방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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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수도권 집중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이 몸집을 줄이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방대들이 이달 중 ‘적정규모화 계획(정원 감축)’ 교육부 제출을 앞두고 내년도 신입생 모집 계획에서 정원을 감축하거나 학과를 폐지‧개편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학령인구 감소 대응(안)’을 통해 대학들이 2023~2025 적정규모화 계획과 특성화 전략, 거버넌스 혁신전략, 재정 투자 계획 등 자율혁신계획을 5월 2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미충원 규모 대비 90% 이상의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우면 지원금을 지급하고, 미충원 규모 이상의 정원 감축 계획을 수립하면 대학당 최대 60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2023년 10월쯤 수도권 등 권역별 유지충원율을 점검한 뒤 같은 해 권역별로 하위 30~50% 대학에 정원 감축을 권고한다.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2024년 일반재정지원사업비 지원이 중단될 수도 있다.

교육부 방침이 이같이 정해지면서 지방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정원을 줄여야 하지만, 일단 정원을 줄이면 다시 정원을 늘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미충원 인원이 많지 않아 선제적인 대응에는 나서지 않는 모양새다. 반면 대부분의 미충원 인원이 몰린 지방대는 모집단위와 정원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대학들은 강원도에 위치한 대학들이다. 지난 2021년 676명의 미충원이 발생한 상지대는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단위를 51개에서 34개로, 입학 정원은 2255명에서 1758명으로 497명 감축했다.

강릉원주대는 2021년 133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이에 2023학년도에는 153명을 감축하고, 2024, 2025학년도에는 탄력정원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한라대의 경우 2022학년도와 비교해 2023학년도에는 오히려 정원을 늘리는 조치를 취했다. 2022학년도 883명을 모집한 한라대는 2023학년도에는 907명을 모집한다. 이와 함께 모집단위도 변경한다.

스마트모빌리티(기계자동차)공학부와 빅데이터사이언스학과가 각각 기계자동차로봇공학부와 AI융합보안학과로 변경되며, ICT융합공학부와 영상커뮤니케이션학부, 글로벌비즈니스학부가 학과 체제로 전환된다. 또한 미래모빌리티공학과와 K-인터넷비즈니스경영학과가 신설된다.

강원도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교육부 방침이 아니더라도 정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학 공시 자료에 미충원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보다는 선제적으로 정원을 줄이고, 학과 개편을 통해 신입생을 유치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남과 부산, 대구 등에 위치한 대학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인제대는 입학정원을 272명 줄이고 반려동물보건학과와 웹툰영상학과, 재난방재학과, 문화콘텐츠학과 , AI빅데이터학부, 경찰‧행정학과, 법학과, 자유전공학부 8개 학과를 신설한다.

경남대는 올해 한국어문학과와 영어학, 사회학, 조선해양학과 등 6개 학과의 모집을 중지하고, 일부 학과는 학부로 통합되거나 명칭을 변경했다. 지난해 2900여명이던 입학 정원을 올해 2300여명으로 줄인데 이어 내년에도 130여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올해 정원 미달을 기록한 학과를 중심으로 내년도 입학 정원을 393명 감축한다. 조경학과·식품공학과, 법학과‧행정학과를 통합해 각각 스마트그린케어학과와 공무원‧공기업학과로 학과 명칭도 변경한다.

대구대는 내년도 입학 정원을 60여명 줄이고, 패션학부(뷰티스타일링전공)와 특수창의융합학과를 신설한다.

영남대는 2023학년도부터 기존 16개이던 단과대학 체제를 15개 단과대학으로 재편한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과 전공자유선택학부를 신설하고, 리더십코칭학과를 개설하는 등 특수대학원도 개편한다.

목포대는 2023학년도 입학 정원을 106명 줄인다. 목포대는 탄력정원제를 도입해 2023년 이후부터는 미충원 학과는 정원을 반납하도록 하고, 특성화학과나 학교 비전에 부합하는 학과를 중심으로 정원을 분배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몇몇 지방대들이 학과 통폐합과 정원 감축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들은 관망하는 추세다. 최대 60억원 지원이라는 인센티브가 대학에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구성원의 반발로 인해 정원 감축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대학도 일부 확인됐다.

이상일 목포대 기획처장은 “학령인구 감소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은 맞지만 대학들이 따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실제 교육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가령 3명만 줄여도 인센티브 대상이 되는 대학과 90명을 줄여야 대상이 되는 대학이 똑같이 100명을 줄인다면 어느 대학이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지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백두산 기자 bd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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