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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본 국내 전문대 현주소, 이 정도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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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선진국 그룹에 우리나라가 포함되며 개발도상국을 벗어났지만, ‘고등교육 경쟁력’ 지표에서는 여전히 세계 50위권 바깥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중요 인프라를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우리나라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새 정부 초기 국정과제 추진 과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선 윤석열 행정부가 교육 각계각층의 요구를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문대학가는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반대·전문대 간 불균형,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인 당시 공약으로 계층·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문대학가는 교육 분야에서도 ‘고등교육기관에서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국내 전문대 대부분 사립, 지원 없는 규제 속 경쟁력은 하락세 = 교육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고등교육기관 384곳 중 사립대는 328곳으로 8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대는 전체 93.4%가 사립대로, 국내 고등직업교육은 사실상 사립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일반대의 사립대 비중은 8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는 교수 1인당 과밀 학생 수 지표에서도 전문대는 일반대보다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지표가 높을수록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020년 국내 일반대 교수의 1인당 학생 수는 24명이었다. 반면 전문대는 이보다 훨씬 많은 33명이었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약 2배가량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6.2%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전문대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46.6% 수준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일반대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68%다. 해당 지표에서 일반대·전문대 간 차이가 무려 19.6%포인트나 벌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국내 고등교육 경쟁력은 계속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교육 경쟁력은 지난 2011년 39위였지만, 2019년엔 55위로 하락했다. 10년 새 세계 순위가 무려 16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대학 교육 시스템 질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55위였지만, 2017년엔 81위로 추락했다.

교육계와 관련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향후 학령인구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은 지난 2011년 1.24명이었지만, 2017년에 1.05명으로 줄더니 2020년엔 0.84명으로 뚝 떨어졌다. 국내 출생아 수를 보면 2011년 약 47만 명이었지만, 2015년 43만 명, 2017년 38만 명, 2020년 27만 명 등으로 급속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생아 수가 급락한 지난 2020년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39년이 되면 서울지역 일반대와 국립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신입생 충원이 힘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2학년도 고등교육기관 정원 내 입학정원 49만 명을 기준으로 2020년 출생아 27만 명 중 70%(19만 명)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약 30만 명의 정원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승근 정화예대 기획부총장(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국내 대학 중 인서울 일반대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대·전문대는 생존의 갈림길에 속절없이 내몰리게 된다”며 “일반대·전문대 간 기능의 모호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국내 고등교육은 미래 발전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새 정부, 고등교육 생태계 재구축 필요 = 전문가들은 역대 정부가 뚜렷한 대책도 없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책임을 대학에만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은 없이 입학정원 조정 등 강제적 조치가 계속돼 고등교육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됐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소재 한 대학 총장은 “일부에선 우리나라에 대학 수가 너무 많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지만, 대학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이 민간재원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나오는 한계가 문제인 것”이라며 “교수 1인당 학생 수 등 국내 고등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OECD 평균에 접근시킬 수 있도록 질적 성장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사립대가 등록금 위주의 민간재원에 의존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승근 부총장은 “사실상 등록금 수입이 전부인 국내 사학의 공공재원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진흥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사학은 학생 수가 경영 재원이기 때문에 입학자원 감소분을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국가 책무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대 중심, 고등직업교육 생태계 모델 조성해야” = 교육계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학력·학벌이 만연하고 최근 학령인구 감소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전문대가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행·재정적으로 더욱 혁신적인 전문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고등직업교육계에서는 새 정부에서 추진돼야 할 전문대 정책으로 ‘특별회계법 도입’과 ‘고등직업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학제 유연화’ 등을 꼽는다. 학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립대에 경상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별회계법을 우선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고등직업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등직업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현재 2~3년제, 4년제(간호학과), 전공심화과정 등으로 제한돼 있는 전문대 학제를 1~4년제로 다양화하고, 1년 이내 과정의 자격 기반 학습도 전문대에서 가능케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올해 하반기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전문학사-학사-전문석사-전문박사 등 직업교육 트랙 구축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에서 전문대는 계층 상승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며 사회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며 “전문대는 고등직업교육을 통해 졸업생의 약 60% 이상을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시키고 있고 지역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해외 선진국들은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국가 책임하에서 직업교육 지원 체계를 정책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서 전문대의 역할을 조명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핵심 주체로서 전문대를 중심으로 고등직업교육 생태계 모델을 조성하는 행·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의진 기자 bonoya@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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