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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학·산학협력·대외협력·의무부총장 등 세분화되는 대학조직… 기능중심, 책임행정’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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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부총장, 교학부총장, 산학협력부총장, 대외협력부총장. 사회가 전문화되고 세분화됨에 따라 대학 조직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1명의 부총장만 있던 대학 직제가 다양한 분야의 부총장으로 분화되는 것이 일례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령인구 감소 등의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대학이 생존전략 차원에서 기능적 전문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총장 1인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분산하고 부서별 칸막이를 막기 위한 측면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대학의 업무 특성이 전문화되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관료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세분화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서도 대학 구성원들이 하나의 단일한 목표 아래 학생과 교수의 역량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 다양한 분야의 부총장이 처장 겸하기도…점차 세분화되는 대학 조직 = 대학 직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더 이상 부총장이 1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산학협력부총장, 교학부총장, 대외협력부총장, 의무부총장, 연구부총장 등 다양한 직제의 부총장들이 대학 행정을 이끌고 있다.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부총장들이 처장을 겸직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건양대는 인재개발부총장이 입학처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정신 건양대 인재개발부총장 겸 입학처장은 이 같은 배경에 대해 ‘효율성’을 꼽았다. 김 부총장은 “지방사립대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고 있는 게 입시다 보니 인재를 개발하는 대학의 소명과 입학, 홍보, 장학이 다 연결된다”며 “세분화된 영역에서 각각의 부총장들이 산하 부서를 다 파악하고 있는 만큼 빠르게 보고체계를 갖춰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한의대도 지난 2월 직제를 개편했다. 정성화 대구한의대 경영부총장 겸 기획처장(대학혁신사업단장)은 “부총장이 각 부서를 관할만 하고 실무를 안 챙기다 보면 비용도 더 들고 현안을 잘 알지 못하게 된다”며 “부총장이 처장직을 겸직하면 직접 실무를 챙기면서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징성도 있다. 김종오 한국방송통신대 부총장 겸 정보화책임관(경영학과 교수)은 “기업에서도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보통은 CIO를 전산실무자나 정보화본부장이 겸하는 게 일반적인데 정보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부총장급에서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며 “전산 전공자가 꼭 그걸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총장할 사람이 한정되니까 직접적으로 정보화나 전산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학교 경영의 관점에서 그만큼 학교가 정보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 세분화된 조직, 생존 위한 자구책이자 관료 조직의 자연스러운 특징 = 이 같은 대학의 세분화와 전문화에는 생존을 위한 대학 차원의 자구책이라는 배경이 있다. 사회가 세분화됨에 따라 이를 쫓아가는 관료 조직의 자연스러운 발전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사립대 전직 부총장 A씨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대학이 생존 전략 차원에서 기능적 전문화를 추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값등록금 운동 등으로 대학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다 보니 생존을 위해 각 분야의 부총장을 세분화하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기본역량진단으로 대표되는 국가 재정지원사업도 배경으로 꼽았다. A씨는 “기본역량진단도 전문화된 각 분야별로 대처를 해야 되는데 전문화된 부총장에게 각각 책임을 부여하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부총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정 부총장은 “일례로 교학부총장이 교육 부분을 관할할 수 있지만 급변하는 사회 특성상 한 사람이 한 분야를 다 관장한다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며 “좀더 능동적이고 재빨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적 분화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비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권명중 연세대 미래캠퍼스 부총장은 “규모가 큰 수도권 대학이나 지방 국립대같은 경우는 지난 10년 동안 연구비 예산이 거의 4년마다 2배씩 증가해왔다”며 “학교에서 연구비를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학교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예전에는 연구처장이나 산학협력단장이 하던 역할을 연구부총장이나 연구산학부총장으로 격상시켜 조직을 키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학행정인의 생각》 《대학과 행정》 《사람과 행정》 등의 책을 펴낸 유신열 고려대 연구처 부장은 “관료제의 일반적인 현상이 세분화”라면서 “대학 운영 형태가 관료조직 형태고 관료조직의 일반적 특성이 전문화인데 관료조직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전문화와 세분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짚었다. 정부 예산 투입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 부장은 “과거와 달리 산학협력과 경력개발 등 비교과 영역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 예산도 많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이에 맞춰 세분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과거 총장 1인에게 집중됐던 권력을 분산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종오 부총장은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총장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도 배경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부서별 칸막이 형성에 대한 반작용으로 부총장에게 부서별 연결과 통합의 중간매개체로서의 역할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부서별 칸막이 생기지 않게 하나의 목표 아래 역량 결집해야 = 전문화된 각 조직의 역량이 부서별 칸막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나의 단일한 목표 아래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유신열 부장은 전문화된 역량이 결집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조직 차원의 목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부장은 “조직의 전문화라는 게 양날의 검”이라며 “잘못하면 전문화된 조직이 각자도생하도록 만들어서 역량이 결집하는 게 아니라 흩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직의 리더가 개개인의 전문화된 역량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단일화된 목표를 제시해야 진정한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전 부총장은 ‘운영의 묘’를 제시했다. A 전 부총장은 “자칫 잘못하면 세분화된 조직이 지원이냐 통제냐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무조건 전문화된 조직만 늘린다고 좋은 게 아니고 리더가 조직이 전문적인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체성 강화를 위해 조직을 통합한 사례도 있다.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는 원래 출판문화원으로 따로 있던 조직을 커뮤니케이션센터 산하 출판‧디자인팀으로 통합했다. 이에 대해 박세환 경희대 커뮤니케이션센터 팀장은 “경희대 관련 콘텐츠를 다양한 부서에서 만들다 보니 중구난방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경희대라는 단일 브랜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센터 산하의 팀으로 통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혜승 기자 zzang@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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