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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고물가·고금리 쇼크까지…대학가, 비상 경영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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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자원 감소와 계속된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에 더해 올해 들어 고물가·고금리 등 국내 경제 악재까지 덮치면서 대학들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이 같은 불확실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진단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학들이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학부·학과 구조조정 등 경영 쇄신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자원 감소, 정부의 대학 정원 감축 압박, 재정상황 악화로 인한 한계대학 확대 등 고등교육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 것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대학들은 캠퍼스 방역과 온라인 강의 확충 등 시설·기반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해외 주요 국가의 통화·금리 정책까지 국내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의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평생교육, 직업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요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대·전문대는 경영·재정 부담이 극심해 효율적인 교육 제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문대의 경우 학령인구 부족 → 정원 미충원 → 재정수입 감소 → 대학 재정 악화 → 산업계 대응 인력 양성 체제 약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일반대보다 더 높기 때문에 앞 다퉈 학과·학부 통폐합 등 비상 경영체제에 나서고 있다.

충청권의 전문대인 A대학은 지난해부터 외식·제과제빵과 미용 관련 분야 학과들을 하나의 학과로 모두 통합했다. A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재작년 하반기부터 6개월간 거의 매일 대학 내 부서별 긴급회의를 열었다”며 “학과 운영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기존 교육 체제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문대 B대학은 한때 신입생 경쟁률이 세 자릿수에 머물기도 했었던 애니메이션·웹툰 관련 학과에 대해 폐과 수순을 밟기로 결정했다. 해당 학과 정원을 점차 줄여나가는 동시에 실용음악 관련 학부 정원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B대학 관계자는 “한류 콘텐츠의 중심으로 K-POP이 핵심이 된 상황에서 관련 인재 양성에 더 힘을 쏟겠다는 판단”이라며 “다만 학과 감축·조정은 현 상황에 대한 경영 전략의 일환일 뿐 향후 산업계 흐름이 달라지면 그때 변화에 맞는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문대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 있고 변화의 강도도 더욱 세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광용 수원여대 전 부총장은 “그동안 전문대가 겪었던 위기와 현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르다”며 “수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학들은 각자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상황까지 고려하면서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현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경영 악재가 지속·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가 대학 위기를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학과 교육의 특수성을 살린 정부의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경북에 위치한 한 국립대 교수는 “지방대·전문대 위기는 이미 한 세대 전인 30년 전부터 인지되고 대책 마련 필요성이 높아졌었다”며 “위기 상황 진단과 처방은 그때 이미 나왔지만 결국 문제는 교육부의 정책 구현 의지가 부족한 탓이었다. 교육부가 주도해 정책 성과를 망친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취지와 정반대 방향으로 진행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대학 구조개혁평가)을 대표적인 잘못된 정책으로 꼽으며 이 제도로 인해 지방대·전문대가 고사 위기로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고위 공무원 출신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 스스로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방대·전문대 위기가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분석해놓고 정작 평가지표에는 이를 개선할 요소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대형·소형대학을 단순히 그냥 경쟁시키는가 하면 특수목적을 띠고 설립된 대학들을 일반 종합대와 그냥 비교하는 등 모든 게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교육계는 새 정부에선 교육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게 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법제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대학의 연명을 위한 재정지원과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되는 획일적 평가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계는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가 발표한 ‘사립대 기본재산 관리 지침’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대학들은 캠퍼스 내 남는 시설·부지 등 자산을 매각하거나 용도를 변경해 수익용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대학들이 재정적으로 건전성을 확보하게 되면 학생 정원 감축이 자율적으로 이뤄져 교육의 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제까진 재정에서 등록금 수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탓에 학생 감축에 소극적이었던 대학들에게 다른 경로에서 재정적 숨통을 열어주면 학교 스스로가 자율적 해결 방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지난 정부에서 행해졌던 재정지원 방식도 개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은 “대학 간 경쟁만 부추겨 고등교육 생태계의 전체 발전을 위한 지원이 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며 “수도권·일반대만 부유해지고 지방대·전문대는 가난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동반성장 기회가 사라졌다. 새 정부의 대학 지원은 통제 관리가 아닌 지원 서비스에 집중해 전체 대학의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의진 기자 bonoya@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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