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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대학, 국립 B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제의거절한 삼성·SK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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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및 첨단산업 학과 인재양성 밑그림이 시장을 몰라도 넘 모른다는 지적, 모르면 시장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탁상공론 수준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질책, 잘못 시행했다가 부작용이 나면 인재양성도 못하고, 비용손실만 보는 낭패를 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교육부를 포함한 정부의 가장 큰 실수는 시장에서 필요한 반도체 인력이 누구인지를 모르고 수도권 정원규제 완화를 해서라도 정원확대를 서둘러 시행하라고 대통령의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교육부차관에게) 대노(大怒)는 득달같이 반도체 인력방안을 대령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섣부른 수도권 정원규제 완화 분위기 조장에 비수도권 대학총장들은 결사반대를 외치면서 상경투쟁도 불사할 각오였다. 교육부의 만류로 차수를 바꿔 박순애 교육부장관과의 비공개면담으로 지역대학 입장을 전달했지만, 주무장관에게 소신이나 힘이 실리지 않는 상황에선 장관은 눈치꾸러기에 불과했다.

교육부장관과 비공개면담을 끝내고 나오던 A대학 총장은 장관에게 “수도권 정원규제 완화 안 하실 거죠?”라고 물었다. 그 질문에 교육부장관은 “대통령님 께 보고 하겠다”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그 자리에 교육부장관은 분명 없었다.

대통령은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차관에게 “수도권정원 규제 그런 거 다 따지고 언제 인력양성 하는가, 교육부는 산업계에서 필요한 인재양성을 못 할 것 같으면 교육부는 폐지되는 게 마땅하다”고 격앙했다는 소식에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면 어쩔까 하는 생각이 앞섰는 지, 교육부장관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말부터 튀어나왔다. “지역대학 총장님들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안다. 총장님들의 제의를 주무부처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신도 없었다.

반도체 인력방안은 40일이 흘렀지만 요란만하고 진도는 한 발짝도 못 나갔다. 이런 상황이 연출된데는 대통령의 오지랖이 한 몫을 했다. 대통령이라하더라도 주무장관에게 “전체적인 상황을 골고루 파악하고 가급적 긴급히 실질적이고, 균형감 있는 실행방안을 만들어 보고하라”고 했다면, 대학, 기업, 전문가들이 모여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는 논의가 됐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랬다면, 7개 권역지방대총장이 수도권 정원규제 완화는 지역대학 소멸을 재촉해 지역붕괴로 이어진다며 목청을 높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지역대학 총장들이 접하면 씁쓸할 수 밖에 없는 소식을 전하게 된다.

본지 U’s Line은 7월 6일자 단독기사 “비수도권 대학총장, 반도체 인력양성 역할분담론”에서 비수도권 대학총장들은 “비수도권에서는 반도체 학부생 인재양성, 수도권에서는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제기했다.

그 때, 본지는 “지역대학 총장들의 역할분담론을 통한 상생제안이 너무 좋긴한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반도체 기업들이 된다.”며 “반도체 주요기업들이 그동안 수도권 대학에 국한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개설해 온데다 줄곧, 수도권대학 반도체학과 정원확대를 요구해왔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비수도권대학 반도체 인력양성 대상여부를 놓고, 내부논의를 하고 있다.” 보도하면서 지역대학을 되살리려는 총장들의 역할분담론 제안을 반도체 대기업들이 잘 헤아려 주기를 바랬으나 역시나 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울소재 중상위권 A대학, 거점국립대 B대학의 계약학과 제안을 결국, 거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쉽게 말해, 그 정도 성적으로 입학한 대학의 학생으로는 자사(自社) 반도체 전문인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반도체 대기업들이 A대학과 B대학의 계약학과 제의를 거절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 지역대학에서는 반도체 학부인력, 전문대 인력, 마이스터고 등 특성화고 인력 등을 양성하려는 계획을 삼고 있는데,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제대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특명으로 시작된 ‘반도체 인력양성 방안’ 논의를 잠시 중단하는 것도 필요한 시간으로 판단된다. 이유는 주무장관인 교육부장관을 제치고, 대통령의 긴급한 지시로 시작해서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검토하고, 주무장관은 성급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듯한 저자세로는 될 일도 안 된다.

잠시 중단을 제시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기업 관계자, 대학 관계자, 교육부 관계자, 전문가집단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현재 현실에서 기업이 가장 시급한 것, 그러려면 대학이 염두에 둬야 하는 것, 그러려면 당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것 등을 정확히 도출해 준비방향을 제대로 잡고가자는 취지이다.

또한, 반도체 기업은 거절만이 아니라 이유와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대학 인력의 A·B·C등급중 학부에서는 어느 정도, 석·박사는 어느 정도 등 세부적인 내용제시로 지역대학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 당국은 재정지원을 얼마나, 용처, 또한 지역대학에서 수도권 계약학과 개설 정도의 학생들이 지원하게 하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적으로 어떤 특례를 부여해야 하는 지 등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전략산업 맞다. 국가경제에 큰 파급이 따른다. 그러나 수도권 정원규제 완화를 해서라도 반도체 인력양성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방식은 옳지 않다. 검찰에서 취조하는 방식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 어떻게해서든지 자백을 받아내기만 하면 되는 식 말이다.

분명한 건, 반도체 산업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지역대학 소멸로 인한 지역붕괴 보다 더 중요하지 않고, 반도체 산업이 아무리 심각한 상황일지라도 지역과 맞물린 지역대학 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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