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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교수로 뽑을 사람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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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가 최근 신임 교수 7명을 공모했으나 지원자 40명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단 1명도 채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대 공대 설립 이후 처음이란다. 공채 분야는 기계항공공학부, 전기ㆍ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조선해양공학과 등 5개 학부(과)였다. 이름만 봐도 이들 학부는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 산업에서 일할 인재를 양성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학부를 담당할 참신하고 유능한 교수가 없어 한국 최고의 대학이 채용을 미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수 학생들이 이공계 입학을 꺼리는 한국의 이공계 위기가 결국 교수사회로까지 확대된 것 같아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정부와 대학, 기업이 이공계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데 더욱 합심 노력해야겠다.

신임 공대 교수 채용에 실패한 서울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지원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는 우수한 재원이 공대 교수직을 꺼렸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우수 인력을 대부분 해외 대학이나 국내외 기업체에 빼앗기고 있다는 말이다. 외국 대학이나 연구소에 비해 근무 조건이 열악하고 연봉 등 대우가 기업보다 크게 낮은 상황에서 실력 있는 사람이 굳이 대학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다. 후학 양성이라는 개인적 자긍심과 애국심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정말 대학이 우수 인재를 교수로 영입하려면 안정적으로 연구와 강의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한 교수 채용 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연구 성과 등에 따라 연봉과 정년, 연구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도 경쟁이 별로 없고 정체된 국내 학계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연구하고 가르친 만큼 대우받도록 하는 것이 이공계 살리기의 첩경이 될 것이다. 정부는 유능한 인재들이 이공계 문(門)을 스스로 두드릴 수 있도록 입시 및 병역 제도 개선 등의 유인책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이공계 교수 적임자가 없다는 것은 이공계 교육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초중등 학교에서 수학과 과학 교육이 얼마나 소홀했기에 서울대가 내년부터 이공계 신입생을 고급ㆍ일반ㆍ기초과목 수강생으로 `우열반'을 편성해 가르치겠는가. 이는 현행 교과과정에서 수학과 과학이 선택과목으로 돼 있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대입 수능시험 등에서 점수 따기가 쉬운 과목을 선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수학과 과학은 국가경쟁력의 기본이 되는 자연과학의 토대다. 제도적으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배우도록 해야 한다. 수준별 심화학습과 학생 개인의 자질과 특성을 적극 살릴 수 있는 맞춤형 영재교육 등을 통해 우수한 학생이 나와야 우수한 교수 인력도 확보될 수 있다. 이공계 인력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장학금이나 시설 지원 등을 통해 이공계에 자질이 있는 학생들을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계적인 과학자나 기술자를 육성한다는 각오로 이공계 교육 강화에 모두가 발벗고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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