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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교수 기근, 지방대가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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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목 교수도, 강의계획서도 하나 없이 수강신청하라니…."

전북대 생물환경학과에 입학한 A군(21)은 이달 중순 2학기 수강신청을 하다 깜짝 놀랐다. 강의신청용 단말기에 떠 있는 전공과목 신청란에 교수 이름은 물론 강의계획서조차 없었다. 학과와 학생, 전공과목은 있는데 가르칠 교수가 없었기 때문.

지난 21일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공계 교수 기근 문제가 부각됐지만 지방대학에선 이미 교수공동화가 만연한 상황이다.

이공계 교수 부족 사태는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심해지는 현상을 보여 지방공립대는 해당 학과 존폐 문제가 불거질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 이공계 학과 존폐 위기 내몰려

= 전북대 생물환경학과(농화학과)는 91년까지만 해도 총 8명의 교수가 전공과목 강의를 맡았다.

하지만 91년 농약학 전공 양 모 교수가 정년 퇴임한 이후 2006년까지 토양학을 전공한 엄 모 교수 등 총 6명의 교수가 학과를 떠났다.

같은 기간 새로 충원된 교수는 생화학을 전공한 이 모 교수 단 한 명. 하지만 이 교수마저 지난해 2학기 외국으로 안식년을 떠나 이 학과에는 비료학 전공교수인 김 모 교수와 농약학 전공교수인 전 모 교수 2명만이 교단을 지키고 있다.

150명 안팎인 학과생을 단 2명의 교수가 전공과목을 가르치다 보니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학교 측은 인근 다른 대학에서 동일 전공 또는 비슷한 전공 교수들과 강의 계약을 맺어 근근이 강의를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 측이 교수들을 충원하지 못하는 이유는 마땅한 인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유철중 전북대 사무부처장은 "지방대인 데다 기초과학 분야이다 보니 결원시마다 공고를 내도 지원자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자격 요건 등이 담당 학과 심사교수들의 합격 기0준에 미달해 채용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 지방에선 교수 인재풀 씨 말라

= 2006년 기준 국내 주요 국립대 공과대학 전임교원 확보율(실교원 수/법정 교원정원)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73.1%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경북대 등은 기껏해야 50% 안팎에 머물렀다.

지방 공대들은 오래전부터 교수 부족에 허덕여 왔다는 얘기다.

한남대는 올해 상반기 총 5명의 이공계 계열 교수를 충원할 계획이었으나 모집 결과 3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멀티미디어공학 전공, 생명나노공학 쪽의 면역학 전공자를 초빙했지만 멀티미디어 공학 쪽에는 단 한 명만 지원했으며 생명나노공학 분야에서는 다수가 지원했지만 학교가 원한 면역학 분야 권위자가 없어 충원하지 못했다.

충남대도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공대 교수 1명 모집을 계속하고 있다. 상반기 모집 때 전체 지원자가 2명밖에 오지 않아 도저히 선발할 수 없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 교수들 서울 `러시`

= 최근 BK21사업 등 각종 정부 사업과 관련해 수도권 대학들이 교수를 대거 임용하면서 지방 공대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박익민 부산대 공과대학 학장은 "공립대 교수 연봉이 같은 연차 사립대 교수의 60~70% 수준밖에 안 된다"며 "지방에서 기러기아빠 생활을 하는 교수도 많은 현실이어서 수도권 사립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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