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뉴스

파격 대우없이 우수 인력 유치없어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우수한 인력을 서울대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거의 없습니다.”

사상 초유의 서울대 공대 교수 임용 실패를 겪은 김도연 서울대 공대 학장은 2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나라 대학과 교육이 좀더 개방되고 경쟁적인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9월11일 퇴임하는 김 학장은 신규교수 임용 실패에 대해 “사실 서울대는 우수한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거의 없다”고 원인을 분석한 뒤 “그나마 훌륭한 교수진과 우수한 학생들이 쌓아온 서울대의 명성 때문에 지금까지 근근히 버텨올 수 있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차등대우를 인정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교수를 모셔 와도 업적이나 능력이 아니라 나이에 따라서 월급을 줄 수밖에 없으니 답답하다”며 “좋은 인력이 없다는 건 큰 위기다. 우수 인력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또 공대 학생들에 대해 “우수한 학생들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동기 부여가 잘 안 되는 것과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학장은 “공대를 졸업하면 밝은 미래가 보인다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사회가 그렇지 못하니 입학해서 다른 길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학장은 특히 중·고등학교 교육과 관련 “경쟁은 있는데 이상한 경쟁을 시키고 있다”며 “쉬운 문제를 내 놓고 틀리지 않기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등학교 교육수준이 너무 떨어져 있어 훌륭한 학생들이 그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학장은 “대학 입시가 중요한 이유가 대학 입시에 의해 고등학교 교육이 결정되기 때문”이라며 “본고사라도 쳐서 우수한 인력이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우수한 학생들은 모아놓기만 해도 서로에게 배우며 창의적인 생각을 발전시키게 된다”며 “그런데 우리 교육시스템은 평준화만을 강조하다 보니 이런 우수한 학생들의 창의력을 꺾어놓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학장은 “공대 교수들 중에서도 ‘기러기 아빠’가 많다”며 “이는 쓸데 없는 경쟁을 시키는 한국의 중·고등학교 교육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우수한 인재들 중에서는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느니 아예 외국의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며 “결국 고등학교 교육의 문제가 우수인력의 유치를 힘들게 한다”고 평했다.

김 학장은 “지난 2년간 서울 공대를 개방하고 경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신규교수 임용 실패를 거울 삼아 우수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Copyright 문화일보 | 이타임즈 신디케이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