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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구윤리지침 국내 첫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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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시효 지났어도 승진취소 등 강력한 조치

고려대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논문 표절 을 비롯한 연구 부정행위와 관련된 연구윤리 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서울대가 최근 연구윤리 등을 다룬 `연구규정'을 제정했으나 시행 시기가 결정 되지 않아 현재 연구윤리 규정을 시행 중인 대학은 고려대가 유일하다.

고려대가 9일 공개한 `연구진실성 확보를 위한 연구윤리지침'은 교무처 산하 교 원윤리위원회가 작년 7월부터 각 분야 교수 6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1년여 동 안의 작업을 통해 완성한 것으로 2학기 개강과 함께 시행됐다.

모두 7장 62조로 이뤄진 연구윤리지침은 `연구의 진실성과 사회적 책임'과 같은 원론적 수준의 가이드라인은 물론 연구 부정행위와 비윤리적 연구행위에 대한 구체 적인 규정, 인간 피험자 보호에 대한 의무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등의 낙마 사태를 불러온 연구 부정행위에 관한 규정이다.

지침 제27조는 연구부정행위를 ▲ 위조 및 변조 ▲ 표절 ▲ 부당한 논문저자 표 시 ▲ 중복게재 등으로 정의했다.

논문 표절이나 위ㆍ변조 등이 일반 상식 수준의 정의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김 전 부총리와 이 전 총장 논란 때부터 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중복게재에 관해서는 좀 더 상세한 해석이 나와있다.

고려대는 지침 제31조에서 이미 출간된 자신의 논문과 주된 내용이 동일하다면 나중에 출간된 논문이 다소 다른 시각과 관점을 보여주는 텍스트를 사용하거나 동일 한 데이터에 대한 다른 분석을 내놓더라도 중복 게재에 해당한다고 엄격히 규정했다.

이미 출간된 논문을 새로운 독자군을 위해 다른 학술지에 중복 게재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두 학술지 편집인이 사전에 동의를 해야하고 저자가 독자들에게 `이 논 문이 다른 학술지에 출간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으로 전제조건으 로 제시했다.

자신의 논문을 다른 언어로 번역해 다른 학술지에 다시 출간하는 경우에도 편집 인 간 동의와 독자들에 대한 공지가 필요하다고 고려대는 규정했다.

교원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병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편집인 동의와 과거 다른 학술지에 실렸던 것이라는 표시가 있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논문을 새 연구실적으로 재인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침은 또 공동연구를 거쳐 작성된 논문에 대해 엄격한 저자 결정 기준을 제시 하고 있다.

제12조 저자결정 기준에 따르면 ▲ 연구의 착상 및 설계 ▲ 데이터 수집 및 해 석 ▲ 초고 작성 ▲ 최종 원고의 승인 등 연구에 대한 학술적ㆍ기술적 기여도에 따 라 저자가 결정되며 이와 같은 기여를 하지 않은 사람을 단지 `감사의 표시'나 `예 우' 차원에서 저자 명단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김 교수는 "이필상 교수의 경우는 당시에는 통념으로 허용됐던 일들인데 지금 기준으로 보니 중복게재와 변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 나이든 학자들 중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젊은 연구자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며 연구윤 리 지침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했다.

고려대는 연구윤리지침의 시행에 따라 위반 사례가 접수되면 교원윤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학칙에 따라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징계시효(2년)를 넘긴 사례라도 지침을 위반했다면 ▲ 연구업적 취소 ▲ 해당 연구에 따른 승진 취소 ▲ 연구목록에서 삭제 ▲ 연구저널 측에 취소 요청 등 조치 를 받게 된다.

고려대는 연구윤리지침의 시행을 홍보하기 위해 이달 안으로 안암 인문ㆍ사회캠 퍼스와 자연계 캠퍼스, 서창캠퍼스에서 3차례에 걸쳐 교원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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